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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대한민국은 우즈벡을 맡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을 치뤘다. "무조건 승리하겠다."라고 호언장담했던 신태용 감독의 의지와는 달리 한국은 또 초반부터 부진했다. 다행히 후반 교체 출전한 염기훈 선수의 활약으로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스코어는 0 대 0 무승부를 기록했다.

 

▲ 헹가래를 치는 대표팀 선수들 ( 좌: 현재 / 우:2002년 3~4위전 후 )

 

사실 우즈벡은 이겼어야 하는 경기이다. 물론 단 2경기만에 신태용 감독이 확실하게 대표팀을 컨트롤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의 장담대로 이겼어야, 아니 정확히는 1골이라도 기록했어야 하는 경기였다.

패배는 아니였지만 사실상 대다수의 국민과 언론은 "패배나 다름없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웃지못할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한국 선수들이 마치 대단한 성과를 이룬 양 웃으며 박수를 쳤다.

분위기로는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이 확정 된 듯 싶었다. 하지만 아직 이란과 시리아는 2 대 2 동점인 상황.

해설을 맡은 캐스터 역시 당황한 듯 " 아직 경기가 안 끝났는데요...."라며 황당해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신태용 감독을 헹가래치며 자축 쇼를 벌였다. 다행스럽게도(?) 이란이 시리아와 무승부로 경기를 마침으로써 본선행이 확정되었다.

 

만일 시리아가 역전골이라도 넣었다면 한국은 국제적인 비웃음을 샀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승리를 한 것도 아니고 자력 진출도 아닌데 호들갑을 떨었으니 말이다. 국민들은 황당하고 분노할 수 밖에는 없었다.

 

 

" 난 한국 대표팀을 맡을 의향이 있다. 단, 한국 국민들이 원할 경우에 해당 된다. " - 거스 히딩크

 

이때 언론사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부임설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발표했다. 물론 과장되거나 허구는 아니였다.

분명 히딩크 감독의 입에서 나온 말이긴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간단한 일이 있었다. 히딩크는 한국에 <히딩크 재단>이 설립되어 있다.

그래서 그는 종종 한국에 들어오곤 했는데, 재단의 사무총장이 TV로 축구 경기를 보고는 히딩크 감독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 한국 축구를 좀 도와 주세요.

 

물론 답답한 마음에 한 푸념에 가까운 말이었을 것이다. 더불어 중국행이나 여러 국가의 러브콜을 거절한 히딩크였기에 그 역시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한 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히딩크의 대답은 놀라웠다.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 맡을 수도 있다. 물론 연봉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라며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고 한다. 한 마디로 거의 무료로 대표팀을 다시 한번 지도해 보고 싶다는 뜻이다.

그만큼 한국 국민들 못지 않게 히딩크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 "불쾌하다."라는 대한축구협회와 신태용 감독

 

기사가 불거지자 축구협회는 발빠른 입장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이 뛰어난 명장인 점은 인정하지만 현재로서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우리는 그의 연봉을 맞춰줄 수도 없으며, 신감독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월드컵 본선을 성공시킨 날, 이런 이야기가 나와 짜증이 좀 났다."라며 불쾌해 했다.

 

여기서 한번 묻고 싶다. 9회 연속 본선행은 물론 대단한 업적이다. 하지만 이는 신태용 감독이 일군 업적이라 할 수 없다.

더불어 그 누가 감독이 됐어도 결과는 비슷했을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2경기 출장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압도적인 경기 운용을 했음에도 비긴 게 아니라, 부진한 경기 속에서 겨우 버텨 낸 결과물이라는 데에서 조금 황당할 뿐이다.

( 신태용 감독이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

 

그들은 자꾸 본선행을 자력으로 올라간 것인 양 말하지만 사실 이란의 선방 덕분인 건 변함없다.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이 어떤 핑계를 대고 대충 경기를 했다면 우리는 본선행이 좌절됐을 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

자꾸만 어떤 이해 관계와 자신만의 이기심, 욕심, 명예를 먼저 생각하는 그들은 정말 축구 발전을 생각하긴 할까?

 

우리가 원하는 건 again2002 가 아닌 "앞으로의 대한민국 축구"

혹자들은 그런다. "아무리 히딩크 감독이라도 그때만큼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4강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 자꾸 결과에만 집착하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능력은 16강도 안되면서 당장 8강, 4강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 정말 한국인들의 사고는 답답할 뿐 )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건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이다.

이름값, 학연지연이 아닌 정말 실력으로 뽑힌 국가 대표. 어떤 강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국가 대표팀.

히딩크 감독은 마법사가 아니다. 그가 아무리 잘 지도를 한다한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따라가주질 못하면 의미없다.

 

우리는 앞으로의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히딩크 감독을 원할 뿐이다.

다시 한번 그라운드 위에서 하늘을 향해 날리는 그의 어퍼컷 세레머니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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